지리산의 강, 엄천강

작성자 두류실
작성일 15-10-06 10:54 | 1,748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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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천강의 아침]
 
지리산의 강, 엄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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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지리산 산줄기의 수계는 두 갈래로 나뉜다.
 

 

백두산에서 남진하던 백두대간마루금은 전북 장수를 지나 남원 지리산으로 들어오면서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의 명제대로 물길을 가르는데, 대체적으로 동쪽의 산자락은 낙동강, 서쪽 산자락은 섬진강으로 물길을 보내면서 지리산주능선으로 달려간다.
 

 

그러다가 백두대간 마루금의 마지막 봉우리인 천왕봉에 이르기 전, 세석대피소 위의 영신봉에 이르면 남쪽 삼신봉 방향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만나게 된다. 이른바 지리산남부능선이다. 이 산줄기를 시작으로 낙남정맥(혹은 낙남정간으로 부르는 이도 있다)이 분기하여 낙동강의 남쪽 물막이 역할을 하며 부산 쪽으로 달려간다.
 

 

예로부터 지리산은 방장산‘, ‘두류산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어져 왔는데, 두류산이라는 이름은 바로 이 백두산 산줄기가 머무는 곳(頭留), 혹은 흐르는 곳(頭流)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방장산은 봉래산 영주산과 더불어 삼신산으로 일컬어지는 곳으로 지리산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유로 하동 쌍계사의 일주문 편액은 삼신산 쌍계사로 표시되어 있고, 산청 대원사의 절집 편액은 방장산 대원사라고 새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낙남정맥은 남부능선으로 낙동강과 섬진강 수계를 가르며 이어지다가 하동 묵계를 지나 옥산 즈음에서 섬진강 수계와 이별하고 마루금 남쪽 산자락의 물길을 곧장 남해바다로 보내게 된다.
 

 

백두대간 마루금, 깊고 깊은 지리산 서북쪽에서 낙동강 물길 시원을 이루는 곳, 즉 남원 지리산의 달궁, 뱀사골의 청류를 모은 물길은 만수천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흐르다가, 실상사 인근에서 남원 동부 고원지대 운봉, 인월, 아영 등의 물길이 모인 람천을 만나며 임천강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며 동쪽으로 흐른다. 이 물길은 이내 함양 땅으로 들어서며 함양 마천의 백무동계곡, 칠선계곡의 옥수(玉水)를 받아들여 흐르다가, 휴천면 용유담에 이르러서는 엄천강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불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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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 휴천면 '지리산리조트' 인근에서 바라본 엄천강]

 

 

계속 동진(東進)하던 엄천강은 산청군 생초에서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물길과 합쳐지며, 비로소 경호강으로 이름이 바뀌어 진주의 남강으로 흘러간다. 남강은 낙동강 서쪽의 으뜸가는 수계로서 동진하며 흐르다가 창녕에서 비로소 태백에서 발원하여 경북의 땅들을 적시며 흘러온 유장한 낙동강의 본류와 물길을 합치며 부산 앞바다로 달리게 된다.
 

 

이처럼 물길의 이름은 다른 물길과 만나며 몸집을 불리면서 바뀌는 것임을 알 수 있는데, 특이하게도 엄천강이라는 이름은 별다른 물길의 변화없이 용유담에 이르면서 이름만 달리 부르게 된다. 이런 연유로 이곳의 강 이름과 관련하여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이름을 바꿔 부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인근에 엄천사라는 큰 절집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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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유담 상단부]
 

 

용이 노닌다는 뜻을 지닌 용유담(龍遊潭)’은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지리산 유람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명소로 무척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곳이다. 최근 이곳에 지리산댐 건설계획이 추진되면서 오히려 용유담은 국가명승으로 지정하여 보존하여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용유담]
 

 

용유당에 이르니, 하얀 돌이 한 골짜기 수백리 사이에 어지럽게 솟아 있었다. 물소리가 땅을 흔들어 우레소리처럼 은은하게 들리고 냇물은 검푸른 빛으로 깊어서 모래톱이 없었다. 겁이 나서 가까이 가지를 못했다. 좌우에 붉은 꽃이 가득 피어 있고 바위의 상하에는 신룡이 감고 뒹군 흔적이 있었다. 특이한 모습이었다.’[우담 정시한의 산중일기에서]
 

 

위 엄천강 사진은 지리산 북부자락 함양군 휴천면 남호마을, 지리산리조트 인근에서 만난 풍경이다.
 

 

(글사진/두류/조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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