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지리산(04)지리산의 새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07-29 12:52 | 1,758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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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지리산(4)지리산의 새
오롯이 새들의 안식처 인간아, 소리치지 마라


하동 화개골에 어둠이 깔리자 검은 파도가 몰려왔다. 바람에 몸을 실은 검은 무리가 일렁이며 장관을 만든다. 지난 2월, 10년 만에 이곳을 찾은 겨울철새 되새떼다. 이 놈들은 영화 <태백산맥> 첫 장면의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낮에는 각자 흩어져 먹이를 먹다가도 저녁이 되면 꼭 화개골 차시배지 근처 대나무 숲에 떼를 지어 와서 잠을 청한다.

   
 
▲ 동고비
 
되새떼가 이곳을 찾은 것은 1948년의 여순사건 전과 1960년 4·19, 1961년 5·16 전 겨울이라고 전한다.

그리고 약 30년만인 92년에 모습을 나타냈고 다시 95년에 50만 마리 정도가 나타났으며 다시 10년 후인 2005년에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지리산국립공원이 최근 모니터링을 통해 보고한 새 종류는 50종. 공식적으로 보고된 67종에 비해 줄었지만 모니터를 시작한 2001년부터 변함 없는 수치다.

‘많이 먹어 봐야 맛을 안다’는 말처럼 새는 이동성이 좋아 환경에 민감하다. 하지만 수치를 보면 지리산은 그나마 새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박새 식물 잘 보호돼 있어 새 중간 정착지 역할

지리산 국립공원 생태담당 박선홍씨는 “무엇보다 지리산은 1차 생산자인 식물이 잘 보호돼 있고 지형적으로 계곡과 고지가 넓게 분포돼 있어 새들의 중간 정착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리산에 많이 분포하는 새는 박새와 뱁새다. 탐방객이 가장 집중되는 화엄사 계곡에는 박새가 주를 이룬다.

몸길이 약 14㎝정도로 머리와 목·윗가슴은 검고 흰색 뺨과 날개에 두 줄의 가는 흰색 띠가 돋보인다. 한국 숲에 사는 조류의 대표적인 우점종이기도 하다.

뱀사골 계곡은 동고비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동고비는 나무줄기를 자유자재로 기어다니는데, 머리를 아래로 한 채 거꾸로 다니기도 하고 굵은 나뭇가지 아래쪽을 기어다니기도 한다.

     화엄사 계곡 박새·뱀사골엔 동고비 살아

울음소리가 크고 금속성 소리를 내며 둥지는 딱따구리의 낡은 둥지나 나무구멍을 이용해 튼다.

현재 통제구역인 칠선계곡에는 흔히 뱁새라 불리는 붉은머리오목눈이가 우점종이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한국의 대표적인 텃새.

동작이 재빠르고 움직일 때 긴 꽁지를 좌우로 쓸듯이 흔드는 버릇이 있다.

번식기 이외에는 보통 30~50마리씩 무리지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시끄러울 정도로 울어댄다.

새들이 자연을 쫓다 인간이 만든 덫에 걸리는 것은 부지기수. 특히 지리산의 도로는 동물을 비롯해 새들에게는 죽음의 통로임은 어쩔 수 없다.

지난해 ‘로드킬’실태조사에서 매일 8마리, 한달 245마리 야생동물이 숨지고 있다고 발표됐다.

    ▲ 뱁새 
지금 짝짓기 중…안정위해 등산객 주의를

여기에는 천연기념물인 소쩍새가 55마리, 큰소쩍새 17마리가 포함돼 있었다.

상춘객들이 붐을 이루는 지리산은 4~7월 짝짓기가 한창인 새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인간과 새가 무엇이 다르랴. 옛날 산모가 있는 집에 금줄을 치듯, 짝짓기나 산란기 때는 어미도 새끼도 안정을 취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새들을 위해 등산객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소리치지 말 것과 과일 껍질을 버리지 말 것.

인간이 깨끗하게 먹겠다고 과일껍질을 까지만 그 껍질에 있는 농약은 그대로 새들의 몸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여기에는 천연기념물인 소쩍새가 55마리, 큰소쩍새 17마리가 포함돼 있었다.상춘객들이 붐을 이루는 지리산은 4~7월 짝짓기가 한창인 새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인간과 새가 무엇이 다르랴. 옛날 산모가 있는 집에 금줄을 치듯, 짝짓기나 산란기 때는 어미도 새끼도 안정을 취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새들을 위해 등산객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소리치지 말 것과 과일 껍질을 버리지 말 것. 인간이 깨끗하게 먹겠다고 과일껍질을 까지만 그 껍질에 있는 농약은 그대로 새들의 몸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도움말 ? 사진 -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관리소 

[경남도민일보 박종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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